최근 건축잡지들에 소개된 건축물들을 보면 그 형태와 공간의 대담성에 입을 다물수가 없다.
우리는 지금 거대한 환상을 창조하기에 열심이다.
과거 종이위에서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초현실적인 공간들을 거리낌없이 땅 위에 연출하려는듯 보인다.
(Metropolis, 1927)
이런 실험적인 건축은 이제 예외적인 현상을 넘어 지구촌 도처에서 벌어지는 익숙한 이야기가 되었다.
오늘날의 건축은 기능과 표상ㆍ이념적 사고에서 전혀 벗어나 미학이라는 인자만을 내세우고 있진 않나?
건축의 오랜 주제애 대한 논변은 사라진지 오래다.
우선 어떠한 형태와 공간도 소위 돈만 들이면 건립이 가능해져 구축은 도외시되며,
물성에 대한 관심은 주로 표층에 집중되어 껍질이 전부인 건축물의 등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대지와 장소의 속상임에 대한 경청도 희미해졌고,
도시 맥락과의 대화에도 게을러졌다.
대신 주변을 배경화하면서 가시적으로 두드러지려는 욕망은 가실줄 모른다.
물론 건축가는 독특한 디자인이 발생하는 근거로 새로운 개념과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철학사상이기도, 신과학이기도,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디지털 매체이기도 한데, 그 기저에 인간의 거주하는 근본적 사유는 찾아보기 힘들다.
괴물, 조경물, 산업디자인 제품에 더 가깝다고할까?
건축은 또 다른 사물이 되기로 작정한 것일까?
디지털 기술과 그것이 제공하는 여러가능성이 새로운 차원의 형태와 공간을 산출하며 컴퓨터가 추종하는 새로운 디자인상이 현대의 자본과 기술에 의존해 실물로 가시화되고 있다.
지금의 다수의 건축가들은 이것이 초대하는 신세계에 매혹되어있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의 생활세계에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가?
장소와 공간의 구축을 통해서 거주의 감각과 삶의 지속성/동일성을 제공하던 건축의 오랜사명은 이제 포기해야하는 것일까?
지금의 이 시점에서 흔히보는 세계적인 대가들의 유행과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새로운 가능성에 기대기보단 건축의 사명에 대해 다시 한번 깊히 생각해 봐야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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